최씽씽의 역사자료실

고려 중앙 정치 조직의 특성


 




 고려는 당의 3성 6부 체제를 도입하였지만, 이를 고려의 실정에 맞게 재편하였다. 중서성과 문하성을 합쳐 중서문하성으로 하고, 상서성과 함께 2성을 두었다.

 

상서성에는 이부, 병부, 호부, 형부, 예부, 공부가 딸려 있었고, 이부에는 고공사, 형부에는 도관이 속사로 있었다. 하지만 6부가 독립된 행정 조직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상서성이 6부의 실질적인 지휘기관은 되지 못했다. 당나라에서는 6부를 관할하는 도당이 설치되어 있어 상서성의 기능이 강화되어 있었지만 고려는 그렇지 못했던 거시다. 따라서, 상서성은 중앙의 6부와 지방의 주현 사이의 공문을 중계하거나 국가 행사를 주관하는 사무 기관에 지나지 않았다.


 또, 6부는 형식적으로 3성의 하부 기관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중서문하성과 상서성을 거치지 않고 직접 국왕과 연결되는 기관이었다. 6부의 서열도 당과는 달리 이,병, 호,형,예,공부 순서였는데 이것은 고려가 병부를 중시했다는 점을 보여 주는 것이다.

 

한편, 고려는 송의 관제를 받아들여 삼사를 두고 있지만, 그 기능은 송과 달랐다. 삼사는 형식적으로 국가의 전곡 출납을 총괄하는 기관이었지만, 재정에 대한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지는 못했다. 오히려 재정에 대한 권한은 호부에 더 많이 주어져 있었고, 삼사의 기능은 주로 국가의 수입과 세무, 녹봉 관리 등에 한정되어 있었다. 

 

고려의 독자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관제는 도병마사와 식목도감이다. 도병마사는 고려초기에 군사 기밀과 국방상 중요한 일을 의정하던 합의기관으로 설치하였다. 최고 정무 기관인 중서문하성의 재신이 판사를 겸하고, 군기를 관장하는 중추원 추밀이 사를 겸하여 중대한 일이 있을 때 회동하여 국방문제를 결정하였다. 무신정변 이후 그 기능이 마비되었다가 원 간섭기에 도평의사사로 개편되어 모든 국사를 합의 시행하는 최고 정무 기관으로 상설되었고, 그 구성원도 크게 확대되어 고려 말에는 70-80명에 이르렀다.

 식목도감은 고려시대 국가의 중요한 제도와 격식을 의정하던 기관으로 성종 말과 현종 초에 걸쳐 설치되었다. 주요 안건들은 합좌 회으로 결정하였다. 정무를 집행하지는 않고 단순히 의논하는 기능만 있었으며, 제정한 제도와 격식은 [식목편수록]에 수록하였다.



대간 제도와 서경권



대간이란 대관과 간관을 말한다. 대관은 어사대로서 주로 백관의 비위나 불법을 규찰, 탄핵하는 일을 맡는다. 간관은 중서문하성의 낭관을 말한다. 이들은 군주의 불가한 처사나 과오에 대해 힘써 간언하는 간쟁과  부당한 조칙을 봉환하는 복박을 담당하며, 이와 함께 문무관의 임명이나 법의 개폐 등에 심사 동의하여 서명하는 서경의 권한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대관과 간관의 직능은 엄격히 구분되지 않는다. 대간은 같은 언관으로서  다 같이 시정의 득실을 논하고, 간관도 관료의 비행이나 탐학을 논죄하고, 대관들도 군주에 대한 간쟁을 하기도 한다. 서경권은 물론 대간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권한의 하나였다. 이들 대간의 직능은 왕권의 규제와 고귀 관원들의 횡포를 견제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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